MAGAZINE>FEATURE

2019.10.07

BRAND STORY [Brionvega Brand Special ①] 데이비드 보위, 그리고 미소 짓는 오디오

비슷한 것조차 찾아보기 힘든 유니크함

본문

3ead9624a60b626e60917425fc6a578e_1570429278_1745.jpg
 

  

2016년은 데이비드 보위가 세상을 떠난 해다. 그는 록 스타라는 표현에 가두기에는 너무 복잡다단한 사람이었다. 패션, 미술, 영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보위는 데뷔 이래 단 한 순간도 진부하게 살지 않았다. 40년 동안 언제나 새로움과 변신의 아이콘이었으며, 결국 음악과 함께 죽었다. 보위가 1997년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50세 생일 공연에서 남긴 지금부터 내가 어디로 갈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루하진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는 말은 그의 삶 자체를 설명한다.

 


3ead9624a60b626e60917425fc6a578e_1570428536_5722.jpg


록 스타가 사랑했던 오디오


보위는 예술을 이해하는 남다른 통찰력과 안목의 소유자이자 수집가이기도 했다. 그는 단순히 유명하고 비싼 물건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을 움직이는 예술품에 끌렸다. 예를 들어 보위가 좋아했던 자동차는 럭셔리 슈퍼카가 아니라 소형차인 BMW 미니였다. 그는 미니 40주년 당시 차체(심지어 유리창까지도)를 온통 번쩍번쩍 빛나는 크롬으로 도금한 데이비드 보위 에디션을 직접 디자인했다. 보위답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이 차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미니가 되었다. 이렇듯 보위는 매번 세상에 진보적인 방향을 제시한 예술가였다.

 

201611월 열린 영국의 미술품 옥션 회사 소더비 경매에서 400점이 넘는 보위의 유품이 나왔다. 그중에서 그의 오디오 한 대가 257,000파운드에 팔렸다. 당시 환율을 반영하면 한화 약 45천만 원이다. 브리온베가에서 1966년 생산된 라디오 턴테이블 ‘rr-126 Radiofonografo(이하 rr-126)’가 그 주인공이다.

 

록 스타의 유품이라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하이엔드 오디오인가 싶겠지만, 보위라면 다르다. 얼마나 독창적이고 예술성이 있는 물건이기에 그의 마음에 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rr-126도 미니의 경우와 비슷하다. 무시무시한 스펙이나 억대의 가격을 넘나드는 시스템은 아니다. 턴테이블과 라디오, 스피커가 하나의 몸체에 들어 있는 일종의 올인원 오디오다. 백만장자 록 스타의 애장품이라기에는 놀랄 만큼 소박하다. 보위는 이 오디오를 뮤지컬 펫(Musical Pet)’이라 부르며 아꼈다.

 


3ead9624a60b626e60917425fc6a578e_1570428670_0914.jpg
 


완벽한 미소, 이동성, 그리고 스테레오 사운드


브리온베가의 rr-126은 거의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출시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rr-12621세기 업그레이드 버전 rr-226-o Radiofonografo(이하 rr-226)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설계부터 디자인까지 전신인 rr-126의 모든 요소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이는 rr-126의 디자인이 50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다. 유행을 따라 얄팍하게 재현된 레트로가 아니라, 비슷한 것조차 찾아보기 힘든 유니크한 오리지널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셈이다.

 

rr-126의 처음 디자인될 때 세 가지 원칙이 있었다고 한다. 완벽한 미소, 이동성, 그리고 스테레오 사운드. 그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미소. 한가운데 위치한 메인 컨트롤러의 모양이 익살스럽게 웃는 사람의 표정(이모티콘 ‘^^’이 연상된다)이다. 이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웃는 얼굴의 좌우에는 스테레오 스피커가 넓게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을 분리해서 이동 배치를 할 수 있는 것은 rr-226이 지닌 또 다른 고유의 개성이다. 기본적인 횡방향 설치 외에 블록처럼 콘트롤러 위에 쌓아서 정방형으로 구성할 수도 있고, 아예 멀리 떼어놓을 수도 있다. 스탠드 하단에 바퀴가 달려서 움직임이 자유롭다는 것까지 포함하면, 이동성과 공간 활용능력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겠다.

 

rr-126rr-126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외부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AUX 단자가 추가된 것 정도다. 원래 2008년에 출시됐을 때는 CD 플레이어가 탑재돼 있었으나 오리지널의 콘셉트를 최대한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그마저도 사라졌다. 기본 설계, 겉면의 나무를 깎고 알루미늄을 녹여 프레임을 만드는 등의 모든 제작 공정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옛날과 다를 바 없다.



3ead9624a60b626e60917425fc6a578e_1570428911_1362.jpg



산업 디자인의 원형을 마주하다


브리온베가는 디자인을 무엇보다 중대한 이념으로 삼은 기업이었다. 이들의 제품 라인업을 둘러보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산업 디자인의 원형을 마주하는 것 같아서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어떻게 그 시절에 이런 감각적인 디자인이 나왔을까. ‘당시의 기준에서라는 뻔한 수식어를 달지 않아도 눈을 쉽게 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이를 위해 브리온베가는 언제나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들과 함께 작업한 것으로 유명하다. rr-126을 만든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형제 피에르 자코모 카스틸리오니(Pier Giacomo Castiglioni)와 아킬레 카스틸리오니(Achille Castiglioni). 뉴욕현대미술관(MoMA : The Museum Of Modern Art)에서도 이들의 컬렉션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브리온베가라는 브랜드가 20세기 산업 디자인사에 남긴 빛나는 업적을 볼 때 보위의 눈은 정확했다. 이들은 아름다운 물건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술과 감성을 조화시키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다. 그리고 데이비드 보위라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의미가 새롭게 더해졌다.

 

 

[Brionvega Brand Special]


① 데이비드 보위, 그리고 미소 짓는 오디오 

디자인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기업

브리온베가의 예술가들

브리온베가의 걸작들



Editor_최승우

swchoi@dnoltd.co.kr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