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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FERENCE SOUND Vol. 1 : 아발론 & 스펙트랄
by 틴맨 posted   14-09-05 19:11(조회 1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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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 ?

레퍼런스(Reference)라는 의미는 말 그대로 어떤 분야에서 ‘기준’이 되어 항상 참고할 수 있는 사물이나 사건 등을 뜻한다. 우리가 자주 듣는 음악 중에서도 각 장르에 있어서 레퍼런스가 될 만한 녹음들이 다수 만들어져 있다. 예를 들어 카라얀의 베토벤 교향곡은 교향곡 녹음의 레퍼런스이며 안네 소피 무터의 바이올린 연주도 바이올린 연주의 레퍼런스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클 잭슨은 팝의 레퍼런스이며 레드 제플린은 락음악의 레퍼런스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오디오에서 레퍼런스라고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오디오에서 레퍼런스라는 말은 너무 흔하게 쓰여지는 경향이 있다. 오디오 역사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특정 모델도 레퍼런스라고 부를 수 있지만 요즘 들어서는 이름만 레퍼런스지 사실은 레퍼런스라고 부르기 민망한 모델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가끔 레퍼런스라고 불릴만한 모델이 깜짝 등장하기도 하며 그 중에서 정말 레퍼런스라고 불릴 만한 매칭이 존재한다. 이런 경우 대게는 어떤 개인 유저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각각의 메이커가 제작과 기획에서부터 함께 한 경우다. 이번에 소개할 레퍼런스 사운드의 주인공들은 미국을 대표하는 음장형 스피커의 아이콘 아발론 어쿠스틱스(Avalon Acoustics)와 스펙트랄 오디오(Spectral Audio)이다.





리얼리즘의 상징 아발론과 초 스피드, 광대역의 스펙트랄 오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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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해 이 두 오디오 메이커의 관계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이며 시작부터 레퍼런스 조합으로 태어났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발론 어쿠스틱은 스피커 개발을 위한 테스트와 모니터링에 모두 스펙트랄의 앰프를 사용한다. 한편 스펙트랄 오디오도 마찬가지로 기기 테스트를 위해 아발론 스피커를 사용한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의 컴포넌트를 레퍼런스 모니터로 사용하기 때문에 매칭 자체도 레퍼런스가 될 수 밖에 없다.

소리를 평가할 때 어떤 사람은 A 스피커가 무조건 좋고 B 스피커는 별로라고 한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자기 귀에는 B스피커가 최고고 A 스피커는 심지어 잘못 만든 스피커라고 주장한다. 각각 자신의 취향에 근거한 판단이다. 그러나 소리에 대해 취향을 최대한 제한하고 퍼포먼스만 가지고 평가할 때 어떤 단점을 찾아내기가 힘든 경우가 있는데 이런 시스템을 레퍼런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제작 과정에서부터 각 메이커의 기획자와 엔지니어가 동일한 시스템으로 개발할 경우 각각의 개발자들이 제대로 된 엔지니어링과 소리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론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이 경우 두 메이커의 조합은 이른바 황금 조합이 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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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발론 어쿠스틱과 스페트랄 오디오의 밀월관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심지어 90년대 중반 출시되었던 아발론 Radian HC 는 스펙트랄의 DMA-180과 DMA-150 와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스피커였다. 스펙트랄은 그들이 만든 앰프에 최적화된 케이블로 MIT 와 최고의 매칭을 보였다. 단지 소리 뿐만이 아니라 전기적인 부분에서 MIT 는 스펙트랄을 위한 케이블이었다. 당시 스펙트랄과 MIT 는 하이파이 쇼에서 다름 아닌 아발론 스피커와 매칭해 당시로서는 충격적일만큼 광대역에 초스피드 영역의 사운드를 재생했고 이 세 메이커의 조합은 엄청난 시너지를 냈다. 아발론은 이러한 커다란 시너지 효과에 더욱 크게 자극받아  Radian 의 스페셜 버전인 Radian HC 를 개발한 것이다. HC 의 의미는 Hight Current 였고 스펙트랄 DMA-150, DMA-180의 특성에 최적화된 스피커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MIT 의 Bruce Brisson 은 Radian HC 와 스펙트랄 앰프의 매칭을 위해  특별히 스피커케이블을 제작해 공급했다. 

바로 이것이 레퍼런스 매칭이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 기술적, 음질적 관계를 조율해 컴포넌트 각각의 완성도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초지일관해 완성한 것이 바로 레퍼런스 매칭이며, 이러한 시스템에선 한치의 단점도 발견할 수 없는 소리가 재생된다. 이것이 바로 제작자가 한 제품을 만들 때 원래 의도했던 이상에 가장 가까운 표준, 즉 레퍼런스 사운드인 것이다. 




필생의 파트너 아발론과 스펙트랄의 오늘

90년대부터 이어져왔던 아발론 어쿠스틱과 스펙트랄 오디오의 인연은 현재도 철옹성 같은 믿음에 근거해 끈끈하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콜로라도 볼더 출신의 아발론 어쿠스틱스는 80년대에 현재 에어(Ayre)의 리더인 찰스 한센과 밥 그럽, 두 사람에 의해 시작되었고 어센트(Ascent), 이클립스(Eclipse), 아바타(Avatar)를 거쳐 센티널(Sentinel), 에이들론(Eidolon), 오퍼스 세라믹(Opus Ceramic) 등 역사에 획을 그은 스피커들을 줄줄이 발표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음장형 스피커의 대명사로 불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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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발론 Eidolon Diamond



하지만 이후 제프 롤랜드와 지분을 양분하고 있던 아발론을 닐 파텔이 모두 사들여 아발론 어쿠스틱스를 인수하게 된다. 아발론 어쿠스틱스의 2.0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리고 아이시스(Isis)를 시작으로 콤파스(Compas), 트랜센던트(Transcendant), 이데아(Idea) 등 아발론의 혁신적인 신모델이 줄줄이 쏟아졌다. 최근 오디오쇼에 명함을 내민 초하이엔드 스피커 테서랙트(Tesseract) 는 엄청난 스케일과 소리로 전세계 마니아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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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 Compas Diamond


신형 아발론 스피커가 종래의 라인업과 다른 점이라면 우선 이톤(Eton) 드라이버 외에 틸앤파트너의 아큐톤 유닛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대형 아큐톤이 출시되지 못했으나 현재는 대형 드라이버까지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 덕에 가능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발론은 특주한 세라믹 우퍼와 미드 베이스를 사용한다. 오리지널 유닛과는 또 한 번 더 아발론 스피커에 최적화시킨 것이다. 아마도 과거 아발론의 스피커를 경험한 유저라면 알겠지만 구형 아발론을 드라이빙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랐다. 대형 a클래스 파워앰프를 붙이는 것은 다반사였고 수많은 앰프들이 제동의 어려움 때문에 나가 떨어졌다. 그러나 스펙트랄은 굉장히 민첩한 속도와 완급 조절이 뛰어난 다이내믹스 등으로 어떤 신호도 놓치지 않고 여유있게 아발론을 드라이빙했다.

현재의 아발론 상급 라인업은 고가의 세라믹 유닛을 사용했지만 구동을 더욱 쉬워졌다. 그래서 앰프의 매칭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BAT 의 최신 분리형 조합이며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밸런스가 뛰어나고 섬세하면서도 공간을 가득 메우는 음장감 등이 탁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스펙트랄을 빼고 얘기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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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ith O. Johnson (53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


스펙트랄 오디오의 수석 엔지니어는 Keith O. Johnson 라는 사람으로 하이엔드 분야에서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스펙트랄은 Keith O. Johnson 이라는 걸출한 엔지니어에 의해 발전해왔다고도 볼 수 있다. 레코딩에 담긴 정보를 최대한 손실 없이 재생하는데 초점을 맞춘 그들은 이를 위해 수많은 특허 기술과 독창적인 회로를 개발해냈다. 초창기 출시되었던 DMA-100 같은 경우만 해도 당시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초스피드에 현대 앰프에도 뒤지지 않을 광대역을 커버했다. 이것은 하드웨어만을 다루는 데서 더 나아가 레코딩까지 겸했기에 가능했다. 바로 오디오파일에게는 너무나도 친숙한 이름, Reference Recording 의 수석 엔지니어가 바로 Keith O. Johnson이다. 그가 녹음한 수많은 레코딩은 스펙트랄의 기술적 발전에 동기가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한 때 혁명적인 포맷이었던  HDCD(High Definition Compatible Digital) 까지 고안해내기도 했다.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하기도 한 그가 수석 엔지니어로 있는 스펙트랄 오디오의 퍼포먼스는 레퍼런스 그 자체다. 



레퍼런스 시스템 시연

그렇다면 과연 아발론과 스펙트랄의 현재를 조명해본다면 어떤 모델이 등장할 것인가. 하이파이 클럽에서 진행된 아발론과 스펙트랄의 매칭은 많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아발론에서는 중상급 라인에 걸쳐 있으며 국내 일반적인 가옥의 거실 구조에서 가장 뛰어난 소릴 들을 수 있으며 국내에 소개되어 가장 큰 인기를 모았던 Compas Diamond 가 선정되었다. 여기에 매칭된 앰프와 소스기기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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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앰프 : 스펙트랄 DMC-30SS Pre
- 파워앰프: 스펙트랄 DMA-360 S2
- 뮤직 서버 : 오렌더 W-20
- DAC : 브리카스티 M1


과거 일부 유저들은 프리앰프는 스펙트랄로, 그리고 파워앰프는 타사의 파워앰프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펙트랄 오디오의 프리앰프와 파워앰프는 순정조합에서 최고의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이유는 프리와 파워앰프 각각 별도의 섀시에 담겨 있지만 게인과 입/출력 임피던스 등 전기적인 설계에 있어서 프리앰프와 파워앰프가 사실 하나의 몸처럼 일체화되어 움직일 때 최상의 성능을 내게끔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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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펙트랄 DMC-30SS & DMA-360 S2


시청회에 사용된 모델은 최신형으로 파워앰프의 경우 8옴 기준 350와트이며 2옴까지 대응이 가능한 굉장한 스펙을 자랑하며 DC 커플드 회로가 적용되어 강물 아래 바닥이 훤히 비치듯 순도 높은 소릴 자랑한다. 프리의 경우 독보적인 SHHA G2 모듈을 상요하고 풀 디퍼런셜 형태로 설계되어 정밀 공학의 진수를 보여주며 파워앰프와 최적화된 기술적 특징을 갖는다. 여기에 뮤직서버는 글로벌 기업 티브이로직(TV Logic)의 오디오 브랜드 오렌더의 최상급 뮤직 서버 W-20이 사용되었다. 영국 dDS에서 레퍼런스 삼기도 하고 전세계 유명 메이커들이 오디오쇼에서 레퍼런스 소스기기로 사용하는 모델로서 S/PDIF 및 듀얼 AES/EBU, USB 등 다양한 출력은 물론 워드클럭 입/출력단이 있어 별도의 클럭과 연동도 가능한 하이엔드 뮤직서버이다. 차세대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리튬 배터리를 사용한 전원부와 실제 음원 재생시 HDD가 아닌 SSD 로 작동하는 SSD 캐시 방식 재생 기술이 탑재되어 기존의 뮤직서버와는 차원이 다른 정숙성과 정보량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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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렌더 W-20 뮤직 서버


여기에 과거 마드리갈 랩 산하에 마크 레빈슨, 렉시콘 등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핵심 엔지니어들이 독립해 만든 브리카스티(Bricasti) M1 DAC 가 소스기기로 사용되었다. DDS 라는 클럭킹 기술이 적용되었고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SHARC DSP 칩을 사용했으며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ADI1955 DAC 칩을 채널당 한 개씩 사용했다. 탁월한 디테일과 광대역을 표현하면서도 과거 마크 레빈슨과 같은 밀도감과 뮤지컬리티가 녹아들어간 DAC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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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리카스티 M1 DAC


아발론 어쿠스틱과 스펙트랄 오디오, 닐 파텔과 키스 존슨이 만들어낸 역사는 그 음질로, 음악으로 과연 레퍼런스라는 것이 무엇인지 증명해주었다. 각각 한 세대가 지나고 새로운 2.0 시대를 열었지만 여전히 수많은 신흥 메이커들과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김광석의 ‘거리에서’부터 시작해 스테파노의 ‘남 몰래 흐르는 눈물’ 등 보컬 곡에서 여실히 드러나는 중역의 밀도감과 미려함은 아발론과 스펙트랄이 추구하는 보컬 레코딩 사운드의 표준을 알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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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과 스펙트랄 매칭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대편성 교향곡에서 정점을 찍었다. 대게 스펙트랄을 프리앰프만 사용하면 대게의 파워앰프와 매칭시 게인이 크고 포워딩한 소리도 약간 자극적이지만 제짝 파워앰프와 매칭할 경우 무대가 뒤로 빠지면서 아주 유연하면서도 동시에 속도감이 뛰어난 소릴 들려준다. 여기에 아발론처럼 사실적인 무대 위에 굉장히 넓은 무대를 만들어내는 스피커가 매칭될 경우 광활한 무대는 물론 전대역에서 밸런스가 차분하게 맞아 들어가며 이른바 전망이 좋은 무대가 형성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큐톤 우퍼의 빠른 스피드와 맑고 리얼한 고역 등 양 쪽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일반적인 TR 로는 어려움이 많다. 저역 제어가 좋고 스피디한 앰프의 경우 고역에 그레인이 있거나 거친 경우가 많고 음결이 투명하고 텍스쳐가 곱고 아름다운 경우 반대로 중, 저역대에서 펀치력이나 다이내믹스가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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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펙트랄이 울리는 아발론은 대편성으로 올라가면서 갑자기 많아진 악기수와 커다란 다이내믹스를 가진 음원이 입력되어도 전혀 소란스럽거나 당황해하지 않는 소리로 일관한다.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점진적으로 템포가 빨라지며 관악, 현악 등이 폭발하는 구간에서 아발론 콤파스 다이아몬드와 스펙트랄 분리형은 소스기기에서 받은 음악의 모든 정보를 빨아들여 그대로 스테이지에 뿌려놓는다. 클라이막스에서 어떤 질척임이나 뭉개짐 없이 빠르고 선명하게 악곡을 짚어나가는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며 저역 컨트롤에 있어서도 굉장히 높은 해상력과 완급조절이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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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의 가장 재미있는 요소는 자신만의 매칭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어떤 기준을 가지지 못하고 헤매이는 경우가 많다. 매칭은 많이 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실히 좋은 소리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나가야 소득도 있다. 이번 레퍼런스 매칭 시연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이른바 ‘레퍼런스 사운드’에 대한 표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했다. 이 다음 레퍼런스 사운드가 더욱 더 기다려지게 만드는 시연이었다.  




Written by 코난
사진: 하이파이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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